실어증 - 언어기능의 상실

728x90

 

실어증

 

개요-정의

갓 태어난 아이는 말을 할 줄 모릅니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쉬운 단어를 습득하고, 이를 입으로 소리 낼 수 있게 됩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습득된 단어가 점차 늘어나고, 대화하는 법을 배우면서 언어기능을 발전시킵니다. 대부분 사람은 특별한 훈련이 없어도 가족이나, 친구 또는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언어기능에 이상이 없던 사람이 여러 가지 병적인 원인으로 인해 말을 잘하지 못하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데, 이것을실어증이라고 합니다. 언어장애는 언어를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경우도 모두 포함하는 보다 넓은 범위의 용어입니다. 반면에, 실어증은 언어기능을 제대로 습득했던 사람이 뇌의 병변으로 인해 습득했던 언어기능을 소실한 경우만을 의미합니다.

 

실어증은 뇌질환의 증상으로, 말하기, 글쓰기, 말과 글 내용을 이해하기 등의 어려움으로 나타납니다. 뇌에는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부위들이 있는데, 말하기, 이해하기를 담당한 각각의 뇌 부위가 서로 가까이 있지만, 분리되어 있습니다. 단어의 뜻에 대한 정보만을 담당하는 부위가 있고, 자국어와 외국어를 담당한 부위도 구별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글을 쓰고, 읽고, 이해하기 위한 기능들을 담당하는 부위들이 있는데, 이 곳에 손상이 오면 여러 가지 형태의 실어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발음장애나 발성기관의 이상으로 인해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거나, 청력 문제로 인해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는 실어증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실어증의 경우 먹고, 마시는 등의 행위나 언어 이외의 소리를 내는 행동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인간의 언어기능은 대부분 좌측 대뇌에서 담당합니다. 왼손잡이의 경우 간혹 우측 뇌가 언어를 담당하는 경우가 있으나 흔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실어증의 경우 대부분 좌측 대뇌의 병변에 의해 발생합니다.

728x90

개요-종류

실어증은 원인 질환의 종류와 뇌 병변의 위치에 따라 몇 가지 특징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 질환의 종류는 크게 뇌졸중과 퇴행성 뇌질환이 있습니다.

 

뇌졸중에 의한 대표적인 실어증 형태는 다음과 같습니다.

뇌졸중에 의한 실어증의 형태

 

운동실어증(브로카실어증)은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지만,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형태의 실어증입니다. 환자는 단어를 말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매우 짧은 문장이나 몇 개의 단어만이 입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말을 잘하려고 할수록, 말이 안 나오는 경향을 보입니다. 하지만 과거에 잘 알고 있던 노래를 하거나, 감정적으로 나오는 짧은 문장은 가능하기도 합니다. 감각실어증(베르니케실어증)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아무 이상 없이 잘하지만, 남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을 보입니다. 따라서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엉뚱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동문서답의 소견을 보입니다.

 

전실어증은 말도 안 나오고, 남의 말이 이해도 안 되는 운동실어증과 감각실어증의 혼합형태로 가장 심한 상태의 실어증입니다. 뇌경색이 크게 발생하면 초기에는 주로 전실어증으로 나타나고, 이후 조금씩 호전되면서 위의 여러 가지 형태 중 하나의 실어증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퇴행성뇌질환으로 인한 실어증의 경우에는 대체로 급격하게 나타나는 뇌졸중으로 인한 실어증의 양상과는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다른 분류가 필요합니다. 퇴행성 뇌질환에 의한 실어증은 대개 서서히 발생하여 계속 진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뚜렷한 원인이 되는 이유를 기억하기 어렵기 때문에, ‘원발진행실어증이라고 통칭하여 진단 후 그 원인 질환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퇴행성뇌질환에 의한 실어증의 분류

 

 

개요-원인

언어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뇌 부위들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모든 질환이 실어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흔하고 특징적인 원인 질환은 뇌졸중과 퇴행성뇌질환입니다. 뇌졸중에 의한 실어증의 경우 갑자기 실어증이 발생하고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회복되는 경우를 보이지만, 퇴행성뇌질환에 의한 실어증의 경우에는 서서히 발병하여 계속해서 악화하는 경과를 보입니다.

 

뇌졸중에 의한 경우는 혈관이 막혀 특정 부위에 혈액 공급이 안 되어 발생하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에 의한 경우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뇌경색에 의한 실어증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여러 가지 혈관 중에서 좌측 중간대뇌동맥이라는 혈관에 막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부분은 좌측 뇌에서 언어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주로 우측 편마비와 함께 나타납니다. 드물게는 우측 중간대뇌동맥의 폐쇄로 인해 좌측 편마비와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뇌경색의 부위가 작을 때에는 편마비 없이 실어증만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뇌경색, 뇌출혈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실어증의 특징은 갑작스럽게 발생하고 심하게 나타납니다.

 

이후 조금씩 회복되지만, 어느 정도의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외에도 뇌종양이나 뇌출혈 등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분의 손상을 가져오는 질환들은 모두 실어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실어증의 다른 흔한 원인은 퇴행성뇌질환입니다. 퇴행성뇌질환은 특정 부위의 뇌세포 기능이 감소하고 점차 사멸해가는 질환으로 아직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퇴행성뇌질환이 언어기능 부위를 침범하게 되면 언어기능을 서서히 잃어가게 됩니다. 과거에는 흔하지 않았지만 노인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중요한 질환이 되었습니다.

 

실어증을 유발하는 퇴행성뇌질환은 알츠하이머병과 전두측두치매, 기질피저핵퇴행증 등이 대표적인 질환인데, 이것들을 모두 원발진행실어증으로 통칭하기도 합니다. 이런 퇴행성뇌질환은 아직 근원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며 점차 진행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실어증도 계속 악화하게 됩니다.

주요 원인에 따른 실어증의 차이

 

 

 

증상

실어증은 언어기능의 상실로 정의할 수 있지만, 질환의 종류와 크기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어증은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불가능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서 묻는 말에 적절한 대답을 하지 못 하고 혼자서 중얼거린다든지, 혹은 본인은 말을 하고 싶으나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말을 못 하는 경우 등이 실어증에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처음 나타나는 증상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대화 시 짧은 문장이나 불완전한 문장으로 말한다.

 ● 문법이 전혀 맞지 않은 문장으로 말한다.

 ● 단어 하나하나를 힘들게 말한다.

 ●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로 말한다.

 ● 내용이 맞지 않는 문장들을 쓴다.

 ● 적절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그것, 저것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 남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대답을 한다.

 

 

 

일반적으로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에 병이 발생하게 되면, 주변의 다른 뇌 부위를 같이 침범하게 되어 편마비, 구음장애, 감각 이상 등의 다양한 증상들이 동반됩니다. 예를 들어, 원인이 되는 질병이 뇌 구조 중 팔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운동신경들이 지나가는 부위까지 침범하게 되면 실어증과 함께 편마비 증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감각신경들이 지나가는 부위를 침범하게 되면, 감각장애를 동반할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실어증이 인지기능장애처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베르니케 부위에 뇌졸중이나 뇌종양이 생길 경우, 마비 증상은 없이 혼자서 중얼거리면서 헛소리를 하는 것처럼 보여, 퇴행성뇌질환에 의한 인지기능장애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언어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면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원인을 찾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진단 및 검사

1. 자세한 병력 청취와 간단 언어 검사

 

원인 질환을 유추하기 위해서는 병력의 가장 중요한데, 발병 속도, 동반 증상, 이후 경과 등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어증의 경우 6가지 언어기능을 간단하게 검사하여 타입을 나누기도 하는데, 스스로 말하기, 알아듣기, 따라 말하기, 이름 대기, 읽기, 쓰기로 나누어 평가합니다.

실어증 검사의 항목

 

 

2. 신경학적 검사

 

실어증의 패턴을 명확하게 하고, 동반된 증상들을 확인하고, 원인 질환을 유추할 수 있는 다른 이상 소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합니다. 이는 신경학적 검사에 경험이 많은 의사들이 직접 행하게 됩니다. 간단한 진찰 도구를 사용해서 운동기능, 감각기능, 반사신경기능, 균형기능, 뇌신경기능등 다양한 뇌기능검사를 시행합니다.

 

 

 

3. 신경영상학적 검사

 

실어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을 감별 진단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검사가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검사입니다. 뇌졸중이나 뇌종양의 유무를 비롯한 뇌의 구조적인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MRI가 병변의 유무를 밝히는 데에 민감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간단하게 큰 뇌 병변 여부만을 급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는 뇌 전산화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를 우선 촬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자세한 뇌의 구조적 병변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 필요합니다. 뇌경색, 뇌출혈, 뇌종양 등은 뇌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뚜렷한 병변을 보입니다. 하지만 퇴행성뇌질환의 경우에는 매우 서서히 진행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뇌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뚜렷한 구조적 병변은 관찰되지 않습니다. 간혹 대뇌 위축의 소견을 보일 수 있지만, 그 정도가 뚜렷하지 않아 전문가의 눈으로만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행성뇌질환에 의한 실어증의 경우에는 뚜렷한 실어증의 증상을 보이고 점차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경학적 검사와 뇌영상검사 상 아무 이상을 발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뇌의 포도당 대사를 확인하는 양전자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검사를 시행하면 특정 부위의 기능적 저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신경심리(인지기능) 검사

 

실어증의 유무, 종류를 확인하고, 시간에 따른 진행 또는 호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언어기능검사를 시행합니다. 또 동반된 인지기능의 저하나 성격 변화, 이상행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신경심리검사를 시행합니다. 특히 퇴행성뇌질환에 의해 발생한 실어증이 의심될 때는 적절한 신경심리검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간단한 인지기능검사만을 시행하는 경우 실어증으로 말을 못 하는 상태를 심한 인지기능 장애, 즉 치매로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경심리검사는 인간의 뇌에서 어떻게 사물을 감지하고, 주의를 집중하고, 사건을 기억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말을 하며, 몸을 움직여 동작을 수행하고, 행동하는지를 검사합니다. 인간 뇌의 여러 기능을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하고 분석하여 뇌의 어느 부위가 얼마나 손상되었는지 판단하여 임상적 진단이 가능하여지도록 해주는 검사입니다.

 

 

 

5. 기타 검사들

 

실어증을 유발하거나 혹은 실어증과 유사한 임상 양상을 보이는 질환 등을 감별하기 위해 비타민 B 검사, 갑상선 기능검사, 혈중 요소질소/크레아티닌 농도 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자가면역질환이나, 뇌염, 뇌수막염, 뇌종양 등이 의심될 때는 뇌척수액 검사 등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도 명확한 원인 질환 진단을 위해서는 뇌파검사나 아밀로이드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 등이 필요한 때도 있습니다.

 

치료

1.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

 

실어증을 유발한 원인 질환에 따라 그 치료가 다릅니다. 뇌졸중일 경우에는 뇌졸중의 재발과 악화를 막기 위해서 적절한 약물치료, 식이요법과 잘못된 생활 습관 교정 등이 필요합니다. 뇌졸중의 원인에 따라서 항혈소판제 혹은 항응고제, 콜레스테롤 저하제의 복용이 필요하며, 뇌졸중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고혈압, 당뇨병, 흡연, 비만 등의 교정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뇌종양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통해 병변을 제거할 수 있으나,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언어장애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술적 제거 전에 수술의 범위를 결정하기 위한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뇌졸중 등과 같이 갑작스러운 뇌 손상에 따른 실어증의 경우는 손상의 정도가 가벼울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언어치료의 시작 시기가 빠를수록 그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반적으로 완치되기가 어렵고 장기간의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이나 전두측두치매와 같은 퇴행성뇌질환으로 인한 실어증의 경우에는 지속해서 조금씩 악화합니다. 실어증 자체를 치료할 방법은 없고, 여러 가지 도구를 사용하여 생활 기능을 조금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2. 언어재활치료

 

언어재활치료는 낱말이나 표현을 학습시키는 것보다는 언어적 자료들을 처리하는 과정을 호전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실어증의 종류에 따른 다양한 치료 방법을 통해 의사소통 체제를 활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 , 몸짓, , 그림이나 글을 통한 표현능력을 향상하는 훈련을 통해 언어기능의 향상을 도와줍니다. 하지만 퇴행성뇌질환에 의한 실어증의 경우에는 아직 언어재활치료의 효과가 입증되지 못했습니다. 퇴행성뇌질환은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고, 지속해서 악화하기 때문에 이러한 언어재활치료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참고문헌

1. National Aphasia Association, “Aphasia Definitions”, https://www.aphasia.org/aphasia-definitions/, (2021.10.14)

 2. Rohde, A., Worrall, L., Godecke, E., O’Halloran, Rl, Farrell, A., HMassey, M. (2018). Diagnosis of aphasia in stroke populations: A systematic review of language tests. Plos One.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194143

 3. Marshall, C. R., Hardy, C. J, D., Vokmer, A., Russell, L. L., Bond, R. L., Fletcher, P. D., . . . Warren., J. D., (2018) Primary progressive aphasia: a clinical approach. Journal of Neurology, 265(6), 1474-1490.

728x90
반응형